업무사례
랜덤채팅 상황극 메시지로 촬영물등이용협박 기소, 해악 고지의 인식이 부정되어 무죄를 받은 사례
메시지 문면만으로 협박이 인정되면 곧바로 실형이 예상되는 사건에서, 대화 전체의 맥락을 법정에 펼쳐 보여 1심 무죄 판결을 받은 사례입니다.
Ⅰ. 사건의 개요
검사는 의뢰인이 보낸 메시지가 그 자체로 촬영물을 이용한 해악의 고지에 해당한다고 보고 의뢰인을 촬영물등이용협박죄로 기소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메시지들은 의뢰인이 랜덤채팅 앱에서 알게 된 상대방과 메신저로 대화하던 중, 두 사람의 합의에 따라 강압을 가장한 상황극을 하면서 주고받은 대사였습니다. 상대방은 이후 의뢰인을 고소하였고, 사건은 재판으로 이어져 2026년 1월 판결이 선고되었습니다.
Ⅱ. 사건 쟁점
촬영물등이용협박죄에는 벌금형이 없고 법정형이 1년 이상의 유기징역입니다. 유죄가 되면 무거운 처벌을 피하기 어려운 만큼, 협박의 고의가 있었는지가 사건 전체를 좌우하였습니다.
협박의 고의는 문구 하나만이 아니라 그 말이 나오게 된 경위와 앞뒤 대화를 함께 놓고 판단합니다. 변호인의 과제는 메시지 문면이 아니라 대화 전체가 보여 주는 실제 상황을 입증하는 것이었습니다.
Ⅲ. 강창효 변호사의 조력
변호인은 문제의 메시지를 앞뒤 대화와 이어 붙이면 상황극의 대사였음이 분명해진다고 보고, 아래 네 가지를 법정에서 입증하였습니다.
1) 상대방 스스로 인정한 상황극
상대방은 증인으로 출석하여 동의하에 강압을 가장한 상황극을 즐긴다는 취지로 증언하였습니다. 대화 기록에서도 상대방이 상황극에 적극적으로 호응하고 오히려 이를 부추긴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2) 끝까지 없었던 중단 요청
제출된 기록 어디에서도 상대방이 상황극을 그만두자고 분명히 요청한 대목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의뢰인으로서는 상황극이 계속되고 있다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흐름이었다는 점을 밝혔습니다.
3) 신상을 몰라 실행할 수 없었던 협박
의뢰인은 상대방의 실명이나 연락처, 주소, SNS 계정을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실제로 해악을 가할 수단이 없었고, 이후 다시 연락하거나 영상을 퍼뜨린 사실도 없었습니다.
4) 객관적 자료와 어긋난 상대방 진술
메신저의 사라지는 메시지 설정과 대화 저장에 관한 상대방의 설명은 실제 설정 방식이나 제출된 자료와 맞지 않았습니다. 불리한 질문에는 기억나지 않는다는 답변이 이어졌고, 변호인은 이러한 모순을 짚어 진술의 신빙성을 다투었습니다.
Ⅳ. 결과
법원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의뢰인에게 해악을 고지한다는 인식이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보아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재판부는 상대방이 곧바로 신고하였다는 점과 의뢰인 진술에 일관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는 점도 함께 살폈습니다. 그럼에도 의뢰인이 상대방 역시 상황극을 즐기고 있다고 여겼을 가능성, 상대방의 소극적인 의사표시를 상황극의 일부로 오해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