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하지 않을 방법이 하나도 생각나지 않을 때까지"

4층 사람들 12. 어피티 박진영 님

이선재 · 2019년 01월 10일

4층 사람들 열두 번째 주인공은 2534 여성을 위한 금융경제 미디어 '어피티'를 창업한 박진영 님이다. 연세춘추, 미스핏츠, 청춘씨발아, 구글뉴스랩펠로우십, 필리즘, 알트 등 진영 님이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 프로젝트/실험을 지속해온 지도 무려 5년이 넘었다. 사람은 누구든 '버티면서' 단단해진다고 믿기 때문에, 계속해서 땅을 파고 그 자리에 우뚝 서서 버텨내는 진영 님의 이야기를 언제고 꼭 한번 담고 싶었다.

지금은 2534 직장인 여성을 타깃팅 하는 금융경제 미디어를 운영하고 있지만, 처음부터 이 모습은 아니었다. 직장인 여성들의 실패 없는 소비를 위해 멋진 공간을 소개하는 '포브 미디어'로 법인을 설립한 게 2017년 11월 5일. 오디언스 리서치 과정에서 타깃 독자들을 만나면서 그들의 더 큰 필요를 발견하고 피봇을 결정한 것이 지금의 '어피티'가 됐다. 금융경제는 모든 팀원에게 생소한 주제였지만, 타깃 오디언스의 필요를 파악해 그들 눈높이에 맞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일만은 팀이 가장 잘할 수 있겠다는 판단이 들었다고 한다.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 없다는 사실이 마음에 걸리기도 했지만, 독자로부터 신뢰를 얻는 방법이 '전문성'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그렇게 준비 기간을 거쳐 2018년 7월부터 2534 직장인 여성에게 필요한 금융 정보를 재미있게 전달하는 이메일 뉴스레터 서비스 '머니레터'를 시작했다. 지금까지 총 50회 발송된 '머니레터'는 곧 구독자 2,500명을 앞두고 있다.

이번 4층 사람들에서는, 미디어 스타트업 '어피티'를 시작하기까지 진영 님이 통과해온 시간과 지금 이순간 진영 님이 멤버들과 함께 만들고 있는 것에 관해 이야기 나눠 보았다.


저번에 넥스트저널리즘스쿨 연사로 섰을 때 진영 님 이력을 보면서 새삼 놀랐어요. 정말 많은 활동을 꾸준히 해오셨는데, 이 모든 것들을 계속 할 수 있었던 동력이 뭔가요?

음, 두 가지로 정리가 될 것 같은데요. 첫 번째는 제가 그냥 그런 사람이라서. 의도하지 않아도, 크게 애쓰지 않아도 계속 무언가 이야기하는 사람이고 싶은 것 같아요. 두 번째는 정말 지치려는 순간마다 운 좋게도 ‘맞다, 내가 원하는 게 이거였지!’하는 순간들을 만났던 거. 그런 순간을 만날 때면 지쳤던 게 다 사라지고 다시 불타오르거든요.

저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뿐 아니라, 제가 만든 콘텐츠가 사람들의 반응을 얻는 걸 보는 게 너무 재미있어요. 연세춘추 시절부터 제가 만든 콘텐츠가 ‘터졌을 때’, 과장이 아니라 정말 희열이 느껴졌거든요. 그때부터 제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됐죠. 저는 사람들의 반응을 얻는 게 굉장히 중요하더라고요. 그게 바이럴을 말하는 걸 수도 있고, 절대적인 수는 적어도 본 사람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확실하게 나는 걸 수도 있고. 설령 그게 어그로를 끌어서 욕을 먹는 거라고 해도, 반응이 있는 게 없는 것보다 훨씬 좋아요.

지금도 이걸 계속 할 수 있는 동력은, 우리가 만들어내는 무언가가 계속해서 누군가에게 회자되고 이야기거리가 된다는 사실이 좋기 때문이죠. 누군가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 과정에서 고꾸라진 적도 많고, 제 부족한 점을 너무 많이 발견하기도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두드리면 결국 한 번은 먹혔어요. 그래서 포기하지 않았고, 개별 아이템이나 팀이 몇 번씩 엎어지는 경험을 겪었어도 새로운 시도를 계속 하게 됐던 것 같아요.

그래도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이 없지는 않았을 텐데요.

물론요. 중간에 너무 힘들었던 시기가 있어요. 그때는 미디어 스타트업 하지 말아야겠다, 생각하고 전혀 다른 분야에 가서 콘텐츠 외주 일을 했어요. 근데 돈이 꽤 벌리더라고요. 웬만한 대기업 다니는 친구들 만큼 벌고, 그보다 더 벌고. 근데 그렇게 돈을 벌다 보니까 그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돈은 못 벌었지만 팀 단위로 의미 있는 콘텐츠 만들어 크게 바이럴 내봤고. 개인으로 돈을 벌면서도 바이럴을 내봤고. 그러면 이제는, 팀 단위로 의미 있는 콘텐츠를 만들며 바이럴도 만들고 돈도 벌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외주 일을 하며 의욕과 자원을 슬금슬금 충전했고, 그때쯤 지금의 멤버들을 만났어요. 그래서 원동력을 다시 찾아 이렇게 지금까지 해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가장 뼈 아팠던 실패의 경험이 뭘까요?

제일 큰 건 필리즘이요. 제가 갖고 있던 나이브함이 남들에게 가장 많은 피해를 주었던 시기라고 생각해요. 물론 함께 하기로 한 건 다 각자의 선택이었지만, 그래도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해준 사람들인데, 제 무책임함이 정말 미안하더라고요. 제 약한 부분, 그리고 필리즘 프로젝트에 대해 제대로 반성하고 돌아볼 수 있기까지 정말 오래 걸렸어요. 그렇게 오래 아팠던 것과 그걸 마주한 경험이 지금은 제일 크게 남아있는 것 같아요.

그럼 그런 시행착오를 거치며, 과거의 진영님과 지금의 진영님이 많이 달라졌다고 느끼세요?

네. 진짜 많이 달라졌다고 느껴요. 뭐가 가장 큰 차이냐, 고 하면 한 마디로 줄여서 ‘태도’인데요. 예전에는 매출, 수익 모델, 지속성. 이런 것들이 제게는 다 후순위였어요. 옆에서 누가 ‘우리도 돈을 벌어야 해'라고 말하면 겉으로는 그렇지 하면서도 속으로는 항상 콘텐츠만 생각했거든요. 근데 지금은 ‘콘텐츠를 만든다’고 생각 안 하고 '콘텐츠를 매개로 사업을 하는 거다’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어려운 상황에서 중요한 의사결정을 해야 할 때 '1년이 지났을 때 지금 이 시기를 돌이켜보면 나는 뭘 가장 후회할까?' 질문을 던질 줄 알게 됐어요. 사업을 하다보면 정말 많은 것들이 한꺼번에 밀려오고 들이닥치는데, 저희에게 진짜 중요한 것이 뭔지 가려내기 위해서요. 그건 팀에 대한 책임감에서 비롯된 것도 있고요. 그동안 터지고 잘 됐던 프로젝트들도 항상 단발성으로 끝난 걸 회고하다 보면, 진짜 중요한 문제에 집중하지 못한 점, 망설이느라 하나라도 더 시도해보지 못한 점이 후회가 많이 남더라고요. 지금은 “망하지 않을 방법이 하나도 생각나지 않을 때까지 다 해봐야지” 하는 태도에요. 이 태도가 과거와 지금 저의 제일 큰 차이라고 생각해요.


콘텐츠로 의미만 찾는 게 아니라, 돈을 벌어보는 경험이 중요하다고 하셨는데요. 좀더 얘기해주시겠어요?

전 너무 신기했어요. 미디어 분야에만 있다가 다른 분야로 넘어가 보니까 콘텐츠가 가진 힘이 정말 크더라고요. 제 능력이 돈이 되는 능력이라는 걸 확인했어요. 돈을 벌어본 경험 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는 콘텐츠로 어떻게 돈을 버는지 관찰했다고 할까요. 흐름도 이해를 하고.

실제 사업이라는 게 5000만원 벌 수 있다면 2000만원 투자 하는 거잖아요. 근데 이전에는 그런 감각도 없었고, 모르는 것도 참 많았던 것 같아요. 이런 과정을 본 것도 의미가 있었고요. 특히 외주 제작을 할 때 처음에는 건당 30만원 받는 것도 미안해 했는데 나중에는 내 능력으로 이 사람들이 몇천, 몇억을 벌기도 하네 보면서, 그럼 내 몸값은 어떻게 측정해야 하지? 고민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가을부터는 제 몸값을 제가 직접 제시해서 돈을 받았고요. 자신감도 많이 생겼어요.

위에 말한 건 개인적 측면이고요. 그 전까지는 콘텐츠에 대해 말할 때 주로 메시지 얘기를 많이 했거든요. 근데 그런 '메시지' 말고. 우리가 만들고 싶고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아니라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 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을 안내하고 매개해주는 역할로서 콘텐츠가 기능할 때 임팩트가 크구나. 그 경험을 끝까지 해볼 수 있다는 게 값졌어요. 외주 경험을 하고 나서 그 전보다 수익모델에 대해 상상하는 것도 훨씬 더 구체적으로 변했고요.

'오디언스 리서치 중요하다'는 말은 주위에서 되게 많이 듣지만, 제대로 하려면 품도 많이 들고 정말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잘못 하면 그 결과가 '계륵'이 되는 것 같고요. 어피티는 포브미디어에서 피봇하는 과정에서 오디언스 리서치에 공을 정말 많이 들이셨는데, 그 과정에서 어떤 걸 느끼셨나요?

일단 재미있는 게, 미스핏츠나 청춘씨발아 할 때를 보면, 콘텐츠 바이럴도 많이 해봤고 또 주위 동생들이 정말 많이 '멋지다'고 해주고 좋아해줬어요. 근데 걔네 중 제가 만든 콘텐츠를 끝까지 본 친구들이 한 명도 없는 거예요. 그거 바이럴 된 건 아는데, 거기에서 준 메시지나 정보가 딱히 기억은 안 나는 그런 상황? 지금 와서 돌이켜 보면, 그 친구들이 정치 카테고리 콘텐츠를 소비하며 어떤 문제를 느낄까? 보고 싶어할까? 를 걔네 입에서 들어본 적이 없는 거예요. 저희가 하고 싶은 얘기를 주로 했던 거죠. 그리고 제가 한동안 정치사회 주제로 콘텐츠를 만들면서 느낀 점이, 주제 특성상 오디언스들이 ‘좋다’ ‘멋있다’ ‘필요하다’고 얘기해주는 경우가 많아요. 그 정보가 자기 생활에 크게 필요하다고 느끼지 않더라도 그냥 그런 이야기들에 대해서 꽤 관대하게 좋은 말을 해주거든요.

근데 반대로 생활 미디어 영역에서는 우리가 엄한 데서 아는척 하면 ‘뭐야? 쟤네 아무것도 모르네’ 하는 게 훨씬 더 빨리, 바로, 가혹하게 느껴져요. 적당히 조사하고 짐작해서 할 수가 없는 거예요. 우리의 생각이나 추측으로는 절대 다가갈 수 없는 더 단단한 벽을 훨씬 '빨리' 만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희 같은 곳은 특히 오디언스 리서치가 필수적이라는 생각이예요.

기존에는 '이걸 만드는 팀원들이 관심 있고, 잘할 수 있는 것' 중심으로 프로젝트를 해오셨잖아요. 근데 오디언스 리서치 중심으로 움직이다 보면, 독자가 원하는 것을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역량과 팀이 보유한 핵심 역량의 갭이 커질 때도 있을 것 같거든요.

네, 완전 동의해요. 저희 팀은 애초에 영상에 강한 인력 구성이었어요. 그때 저희 팀의 강점이 모든 구성원이 영상을 잘 하고, 소셜에서 바이럴 크게 터뜨린 경험 있고, 상업 광고로 돈 벌어본 경험도 있다는 거였거든요. 근데 지금 어피티는 오디언스 리서치 결과를 중심에 놓고 사업 방향을 짜다 보니 뉴스레터를 하고 있고, 누구는 글을 쓰고 있고, 또 무엇보다 잘 몰랐던 금융경제를 다루니까. 어찌 보면 처음 출발하고는 완전 다른 지점에 발을 딛고 있는 거예요. 그러다보니 팀원들이 가진 강점을 못 살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처음에 정말 힘들었어요. 우리가 금수저도 아니고 시간은 가고 돈은 타고 있는데, 이 방식이 우리 스스로를 가장 효과적으로 태우고 있는 방식이 맞는 걸까? 그런 스트레스가 초기에 정말 심했죠. 근데 자주 얘기하지만, 타깃의 눈높이에 맞게 지속적으로 소구할 때만 낼 수 있는 효과, 시너지가 분명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넥스트 저널리즘스쿨에서 '오디언스 리서치 사례'에 대해 발표할 때 꼭 해주고 싶었던 말이 있었는데요. 사람들은 흔히 타깃 리서치가 되게 어렵고 거창하고 기술적인 영역이라고 생각을 하지만, 이게 지금의 30대, 40대, 50대 팀장 부장들에게는 어려울 수 있어도, 지금 우리 20대에게는 잘 할 수 있는 메리트가 많은 종류의 일이라고 생각하거든요. 특히 젊은 독자들을 타깃팅 하고자 할 때, 중심이 되어야 할 타깃 독자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어요. 왜냐하면 타깃이 우리의 친구 혹은 가까이 있는 사람들이니까.

근데 그럼에도 오디언스 리서치를 안 한다는 건 자신이 20대라는 강점을 너무 과신하거나 '다 내 또래니까' 하면서 자기 위주로 생각하는 태도 때문이 크다고 생각하고요. 한 번쯤은 사업을 하는 입장에서 3인칭 관찰자 시점이 되어서 '얘네가 이걸 이런 이유로 원하는 구나'를 파악해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콘텐츠 반응으로 넘어갔을 때 '얘네가 말로는 이렇게 표현했지만 내면에서는 어떤 심리 때문에 이렇게 표현하는 구나' 좀더 깊은 지점에 있는 심리나 정서를 이해하고 넘어가는 거. 이건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라도 중요한 것 같아요.


지금의 팀원들은 어떻게 함께 하게 됐어요?

작년 이맘때였어요. 한 명씩 만나 설득을 했어요. 함께 하자고. 물론 제가 그때 같이 하자고 팀원들 설득하면서 내밀었던 아이템이랑 지금 모습이 많이 다르긴 해요. 그때는 여성 타깃, ‘공간'을 매개로 하는 미디어였거든요. 저희는 각자 엄청 뾰족하게 전문영역을 쌓아온 건 아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다 필드가 비슷해요. 그만큼 팀에 부족한 부분도 분명하긴 하지만 (웃음) 저희 팀원들이 다 구매전환 영상, 바이럴 영상, 소셜 영상을 백만 뷰를 모두 한 번 이상은 넘어본 사람들이고 매출도 많이 올려본 사람들이거든요. 이 경험을, 우리가 만든 미디어에서도 실현시켜볼 수 있지 않을까. 다들 이런 기대, 절박함이 있었고 한편으로는 서로의 실력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우리가 모여서 돈 못 벌면, 아무도 못 버는 거야!' 이런 자신감도 약간은 있었던 것 같아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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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핏츠, 청춘씨발아를 하던 때와 지금을 비교해 보면, 국내 디지털 콘텐츠 씬이 조금은 더 확장됐다고 느끼나요?

제가 스물 넷부터 지금까지 5년을 했거든요. 직장인이면 벌써 5년차, 6년차인데요. 저는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해요. 근데 생태계가 나아진 것에 비해, 플레이어들이 좀더 과감해지면 좋겠다는 욕심은 있어요. 저를 포함해서요. 비즈니스 마인드라고도 부를 수 있고, 저는 '돈 버는 스킬'을 빨리 깨닫고 빨리, 작게 실험해보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일간 이슬아를 운영하시는 이슬아 씨 사례를 보면서도 인상 깊었죠.

돌이켜보면 정말 매년 변했거든요. 처음 고함20, 미스핏츠 할 때까지만 해도 대학내일, 학보사, 이런 곳이 동세대에 영향력이 있었어요. 그정말 그때 떠올려 보면 K신문 2014년 카드뉴스 거의 블루 스크린처럼 생겼어요. '향이네'가 그때는 선진 모델이었고, 스브스뉴스 막 나오기 시작하던 때. 그런데 지금은 스브스뉴스, 닷페이스 뿐만 아니라 우리가 좋아하고 신뢰하는 다양한 브랜드들이 생겼잖아요.

한때 미스핏츠에서 함께 몸 담았던 소담언니나 저, 정세윤 이런 친구들이 지금은 각자 자기 자리에서 미디어를 하고 있고. 너무 긍정적으로만 보는 걸 수도 있지만, 저는 어쨌든 과거부터 심어온 씨앗들이 어쨌든 계속 피어나고 있다. 속도에 만족하는 건 아니지만 분명 과거보다는 나아졌고, 더 많은 이들이 참여하고 있다는 것 자체에 전 의미부여가 되더라고요. 옛날만 해도 정말 이거 '단순 동아리짓' '언시 통과 못해서 하는 거'라고 보는 사람들도 있었거든요.

물론 여전히 아쉬운 점, 문제점은 있죠. 많죠. 개인적으로는, 새로운 인재들이 발굴되는 풀이 약한 것 같다는 아쉬움이 있어요. 이것도 생태계가 자랐으니까 가질 수 있는 아쉬움이기도 하지만, 이제는 더 큰 풀에서 더 많은 인재들이 뛰어들었으면 좋겠다, 욕심이 본격적으로 들어요. 조금만 건너가면 진짜 똑똑하고 기술 좋은 분들 많은 걸 봐버렸거든요. 근데 너무 비슷한 사람들로만 가득한 거 아닌가. 다른 관심사, 다른 재능, 다른 언어를 가진 다양한 세대에 이쪽 길이 열렸으면 좋겠어요.

저는 과거에 비해 요즘이, 오히려 어떤 면에서는 심리적 진입장벽이 더 높아졌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렇게 보지는 않으시는 거군요.

음, 실행을 안 하는 것 같긴 해요. 아니다. 실행을 할 유인이 더 없어졌다고 하는 게 맞겠네요. 사실 저는 꼭 그렇게만 보지도 않지만 (웃음) 객관적으로는 그렇게 느낄 것 같아요. 시장에 좋은 시그널을 주는 플레이어들이 더 생겨나면 또 달라질 수도 있죠. 가만 보면, 플레이어들에 비해 비평가가 더 많은 것 같기도 하고요. 과거에는 잘 몰라도 실행하려고 했다면, 아니 잘 몰라서 그냥 하고 볼 수 있었다면, 지금은 머리는 무거워졌는데 실행하기는 그만큼 더 어려워진것 같은 느낌. "저렇게 잘 하는 사람들도 저렇게 어려워하는데." 이런 거.

만일 하고 싶은 게 있고, 그걸 할 수 있는 방법이 떠오르는데 계속 망설이고 있다면, 저는 그냥 이렇게 말해주고 싶어요.
"그냥 해봐! 가볍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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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 진영 님은 자신의 지난 시절을 소중하게 여기면서도, 과거에만 매여 있지 않고 계속 새로이 시도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이다. 곁에 있다 보면 가끔은 '지치지도 않나' 싶지만, 매순간 그 자리에 있는 모습이 가장 즐겁고 설레보여서 뭘 한다 한들 응원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언젠가 아이유가 콘서트에서 "보통은 10년 후를 걱정하는데, 저는 10년 후 제가 뭘 하고 있을지 정말 기대돼요."라고 말했다는데, 나는 이 말을 진영 님에게 돌려주고 싶다. 10년 후에 뭘 하고 있을지 정말 기대되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