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ice World (3 ): Third Party Joins the Party

애플의 하드웨어 전략이 A.I. 스피커 시장에서도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까?

박상현 · 2017년 09월 26일

애플이 시리(Siri)의 웹 검색엔진으로 사용하던 마이크로소프트의 빙(Bing)을 포기하고 구글을 사용하기로 했다. 애플은 구글과의 자존심 경쟁을 제쳐두고 실리를 택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빙의 검색능력이 구글 검색에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지만, 그동안 애플은 시리가 맥이나 아이폰에서 핵심 기능은 아니었기 때문에 빙 만으로도 충분히 시리 서비스를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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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HomePod

하지만 이제 몇 달 앞으로 다가온 홈팟(HomePod)을 출시를 생각하면 시리의 검색 성능은 훨씬 좋아져야 한다. 왜냐하면, 직접 대결을 해야 하는 구글홈(Google Home)은 당연히 구글 검색엔진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질문이 나올 수 있다: “(애플의) 홈팟과 구글홈이 모두 구글 검색엔진을 사용한다면, 애플 제품의 경쟁력은 어디에 있나?” 애플은 홈팟의 경쟁 우위를 스피커 성능에 두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구글홈이 최고의 검색성능을 가지고 있고, 아마존 에코가 (앱 생태계를 닮은) 스킬들을 가지고 있다면, 홈팟은 셋 중에서 스피커 성능이 가장 뛰어나다는 것.

고품질 하드웨어로 유명한 애플은 항상 자신의 하드웨어에 최적화된 소프트웨어를 만들었고, 자신의 소프트웨어에 최적화된 하드웨어를 만들어왔다. 그랬기 때문에 PC시장에서 항상 2인자의 자리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골수팬을 거느리며 최고의 마진율을 자랑할 수 있었다. 문제는 그런 전략이 과연 A.I. 스피커 시장에서도 유효한 전략인지에 대한 의문이다. 단순한 블루투스 스피커를 사는 게 아니라면, 소비자들은 시리/알렉사/구글 어시스턴트가 역할을 수행하기를 원할 것이고, 그게 음성을 이용한 검색이든, 아니면 특정한 기능이든 소프트웨어에 방점이 찍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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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노버의 Tab 4 Home Assistant

그리고 그 소프트웨어가 (가령 PC처럼) 최적의 성능을 발휘하기 위해서 높은 스펙을 갖춘 하드웨어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면, 이 시장에서는 확장성이 높은 기업이 우위를 갖게 될 수 밖에 없다. 그렇게 봤을 때, 현재 확장성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아마존이다. 레노버는 지난 8월, 아마존의 알렉사의 보이스 컨트롤 기능이 탑재된 ‘Tab 4 Home Assistant’를 선보였고, 나인티세븐(Ninty7)은 에코의 저가 모델인 에코닷(Echo Dot)을 삽입해서 사용할 수 있는 스피커 복스(Vaux) 만들었다.

소니 역시 구글 어시스턴트가 탑재된 (성능도, 모양도 애플의 홈팟을 닮은) A.I. 스피커 LF-S50G를 선보였다. 즉, 자체적으로 경쟁력있는 A.I. 스피커를 만들 수 없는 업체들은 구글이나 아마존의 기능을 탑재한 제품으로 새롭게 열리는 시장에 진입하고 있는 중이다. 여기에는 하만 카돈이나 JBL 같은 전통적인 스피커 회사들이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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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의 LF-S50G

하지만 애플에는 서드 파티(third party)가 참여할 수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 애플이 시장 확장성에서 가장 뒤쳐져 있는 것은 셋 중에서 유일하게 아직 제품을 출시하지 못한 탓이기도 하지만, 과거 애플의 전략을 봤을 때 앞으로도 A.I. 플랫폼을 타사의 하드웨어 탑재하도록 제공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시리의 웹검색은 구글을 이용하고, 하드웨어에 주력하겠다는 애플의 전략이 새로운 시장에서 과연 승산이 있을까?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