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는 떠들수록 성장한다."

4층 사람들 05. 쥐픽쳐스 국범근

이미진 · 2017년 07월 18일

<4층 사람들>은 저희 Mediati 사무실에 서식하며, 이곳에서 먹고 졸고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인터뷰 시리즈입니다. 저희 사무실이 4층에 있어 '4층 사람들'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인터뷰 콘셉트 및 주제는 그때 그때 필자 마음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밝힙니다.


범근씨를 처음 알게 된 건 2015년 12월 겨울이었다. 처음 만난 범근씨는 내 인간관계 DB에 있는 어떤 카테고리로도 분류되지 않는 사람이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통통볼 같았다고나 할까. 작년에는 구글 뉴스랩 펠로우십 프로그램의 동료 펠로우였고, 지금은 미디어 스타트업 쥐픽쳐스의 창업자인 범근씨를 지켜보며 범근씨가 '흥미롭고 호기로운' 청년으로만 묘사 되는 것에 이유 모를 갈증을 느꼈다. 이번 인터뷰에서 나는 '이런 질문을 해야 한다'는 어떠한 의무감도 없이, 순전히 개인적으로 궁금한 것들만 물었다. 다소 개인적인 질문들과 뻔한 질문들이 뒤섞여 있다. 그래도 범근씨의 말투에는 전혀 손을 대지 않았다. 범근씨의 말투는 범근씨를 가장 잘 보여주는 특징 중 하나니까. 들은 그대로 적었기에, 여러분이 읽으시는 문장 하나 하나가 범근씨의 말투 그대로임을 기억하며 읽어주시면 좋을 것 같다.


한국 사회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이런 말을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그런 거 대학 가면 다 할 수 있어." "대학 가면 너 하고 싶은 거 실컷 해." 틀린 말은 아니다. 대학 시절만큼 삶의 선택지가 다채로워지는 시기도 드무니까. 물론 대학생에게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다. 신분과 상관 없이 스무살이 되면 열여덟, 열아홉 살 때와는 차원이 다른 자유와 선택지들이 쏟아진다. 이것도 해야 하고, 저것도 안 하면 안 될 것 같고. 갑작스레 주어진 자유 앞에서 어디로 가야 할지 머뭇거리는 '어른이'들에게 사회는 더 빨리, 더 많이 무언가를 하라고 재촉한다. 젊어서 실컷 놀아야 후회 없다고 하다가도, 한 쪽에서는 미래를 준비하지 않으면 후회할 거라는 암묵적인 분위기가 팽배하다. 이쯤 되면 머리가 아파 온다. O/X 혹은 삼지선다형 문제만 풀어 왔는데, 어느날 갑자기 배운 적도 없는 단원에서 시험문제를 내더니 주관식으로 논술형 답변을 쓰라는 격이다. 그러다 보니 20대에 해야 할 일 101가지 리스트가 범람하고 꿈도 비슷한 모양으로, 비슷한 방법으로 꾼다. 그러면 적어도 손해는 안 볼 것 같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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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의미에서 '어린-어른 연착륙 플랫폼'이라는 쥐픽쳐스의 슬로건은 유독 반갑다. 쥐픽쳐스는 가르치거나 교정하겠다는 태도 없이, 같이 고민하고 좌충우돌하며 커나가는 신생 미디어 스타트업이다. 할 말 많은 어린 놈들이라는 소개에 걸맞게 '10대는 떠들수록 성장한다!'고 큰 소리로 바락바락 외친다. 범근뉴스 및 각종 패러디 콘텐츠로 SNS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는 국범근 씨가 창업자이지만 혼자 모든 것을 다 하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 김지윤, 이수환 두 명의 멤버들이 창업에 함께 했고, 지금은 새로운 두 멤버가 합류해 쥐픽쳐스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할 말 많은 어린 놈들이 만들어 나가는 '어린-어른 연착륙 플랫폼' 쥐픽쳐스. 메디아티 다섯 번째 4층 사람들에는 쥐픽쳐스 국범근 씨의 이야기를 담았다.


안녕하세요, 범근씨. 간단히 소개좀 해줄래요?

안녕하세요. 저는 쥐픽쳐스의 대표 국범근이고요. 고등학교 3학년 때 쥐픽쳐스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어서 지금까지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2013년 10월에 교내 UCC대회에 참가하면서부터 영상 만드는 것에 흥미를 느껴서 2013년 11월에 첫 영상을 올렸고요. 이후로 꾸준히 어떤 콘텐츠를 만들어야 할까 고민을 거듭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 후로는 구글 뉴스랩 펠로우십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대학도 가고, 휴학도 하고, 어쩌다 보니 이렇게 창업도 하고.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한때 쥐픽쳐스의 대표 슬로건이 '정치는 원래 재미있다'였는데요. 개인적으로 범근씨가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뭐에요?

원래부터 좀 '덕질' 하듯이 정치를 좋아하기는 했는데요. 특별한 계기가 하나 있기는 합니다. 때는 2007년으로 거슬러 갑니다. 2007년 당시 저는 초등학교 5학년이었습니다. 이때 영화 <화려한 휴가>가 개봉을 했죠. 5.18 민주화 운동을 담은 <화려한 휴가>라는 영화가 개봉했는데 그때 우연히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보게 됐습니다. 영화를 보는데 내용이 되게 무서운 거죠. 군인들이 나와서 사람들을 막 죽이고 이러니까 ‘저 사람들이 왜 시민들을 때려 죽이는 거지?’ 생각이 들고. 근데 이게 실제로 일어난 일이라고 하니까 초등학생이었던 저는 너무 무섭고, 공포영화의 한 장면처럼 보였어요. 근데 동시에 '이 사람들이 대체 왜? 그리고 누가 이 일을 일으킨 걸까?' 이런 궁금증이 생긴 겁니다. 그래서 영화를 본 후에 나름대로 열심히 그 배경과 맥락에 대해 알아보다가 ‘전두환’이라는 이름을 알게 됩니다. 그때 네이버에 전두환 안티 카페가 있었거든요. 초등학생이었던 저는 거기에 가입해서 열심히 활동을 하게 되죠. 활동을 열심히 하다가 그 성실성을 인정 받고 카페 매니저의 자리에까지 올라가게 됩니다. 그래서 카페를 인수인계 받고 이걸 5.18 민주화 운동 카페로 이름을 바꾸고 활동을 이어나갔는데요. 비록 지금은 유령 카페가 되었지만, 그걸 계기로 정치와 역사,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하나의 뉴스를 보더라도 그 뉴스를 파편적으로, 단발적으로 일어난 일들로 보지 않고 어떤 맥락에서 일어난는 일인지를 보려고 노력하는 습관이 그때부터 조금씩 생겨난 것 같습니다.

그렇구나. 유령카페가 되었다니 슬프지만 초등학교 5학년 때 그런 경험을 했다니 특별하네요. 그런데 지금 쥐픽쳐스의 대표 슬로건은 '정치는 원래 재미있다'에서 '어린-어른 연착륙 플랫폼'으로 바뀌었잖아요. 어떤 계기였어요?

제가 범근뉴스 할 때 '나중에 정치하실 건가요?' 이런 말부터 아버지 뻘 되는 독자분들께 밥 사준다는 연락도 오고 반응이 여러 곳에서 크게 왔는데, 한편으로는 너무 특정 주제 안에 갇혀 버리니까 결정적으로 제가 재미가 없어지는 거예요. 내가 어떤 특정 이미지에 매몰되어 버린거 아닌가 하는 문제의식도 있었고. 저는 특정 가치나 사상이나 진영의 상징으로 여겨지거나 갇혀 있고 싶지는 않거든요. 그걸 극복하고 계속해서 저만의 이야기를 던지고 싶은데 어느 순간 '국범근=정치 얘기 하는 애, 진지충, 맨날 빡쳐 있는 애'라고 생각을 하시니까, 너무 좁은 새장에 갇혀 있지 말고 이걸 깨서 더 자유로운 시도들을 하자! 결심을 하게 됐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슬로건을 '어린-어른 연착륙 플랫폼'으로 정했습니다. 사실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랐던 거지 이 문제의식은 오래 전부터 갖고 있었거든요.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의식이죠?

우리 사회가 10대 때는 완전히 '너희들은 어린 애들이야. 공부를 해야 해. 아직 이런 거에 관심을 가질 때가 아냐.' 라고 원천봉쇄하다가, 그 아이들이 20살이 되면 갑자기 성인으로 대우하면서 온갖 자유와 권리를 주잖아요. 성인으로서 행동하기를 요구 받고, 어떤 부분에서는 자유를 넘어 거의 방치되다시피 하는. 저는 그런 사회적 현상을 문제라고 인식했어요.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10대 때 자기가 스스로 생각하고 이야기 할 수 있는 경험이 너무 없다는 거. 그 중에서 크게 문제라고 생각하는 건 두가지인데요. 일단 성과 사랑에 대한 얘기. 이게 굉장히 중요한데 이 시기에 이런 얘기 하면 안 될 것처럼 하고, 연애하는 공부에 방해되니까 꼭 죄 짓는 것처럼 여기고. 건강하게 성과 사랑을 향유할 수 있는 인식도 없고 건강한 관계를 형성하는 법에 대한 생각과 경험을 나눌 기회와 공간이 결여되어 있는 거, 그런 것들을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분위기가 없다는 거. 이게 큰 문제라고 생각하고요. 다른 하나는 사회를 살아가는 시민으로서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기회가 없는 거. 자기 주권을 올바르게 행사할 수 있는 그런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 사회에서 자기가 뭔가를 주도적으로 바꿔본 경험이 결여되어 있으니까 나중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와 권리가 주어져도 이걸 어떻게 행사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도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성과 사랑 / 정치 크게 두 가지 카테고리를 잡고, 19세에서 20세로 넘어가는 독자들이 스스로 자기 삶을 돌보고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선택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미디어가 되겠다는 비전인 건가요?

그렇습니다! 그 세대를 하나의 울타리로 묶어내고 '어린'에서 '어른'으로 넘어가는 격변기에 성공적으로 어른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연착륙 시켜주는 플랫폼을 만들자! 라는 비전이죠. 이걸 하나의 큰 비전으로 두고 거기에 여러 갈래로 중심 콘텐츠를 만들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 시작을 젤리플:쥐픽으로 보고 있고요. 시작은 이 주제를 중심으로 끌고 나가고 나중에 안정이 되면 그때 ‘정치는 원래 재미 있다’라는 슬로건을 넣어서 정치 얘기를 하는 것, 그게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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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는 주로 콘텐츠 크리에이터로서 활동해 왔다면, 이제는 CEO로서 느끼는 책임과 부담도 클 것 같아요. 마음가짐이 많이 달라졌을 것 같은데... 아니면 혹시 별 느낌 없나요? :D

아닙니다! 굉장히 달라졌습니다. 지금까지 저는 마냥 자유로운 창작자로서만 살아 왔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창업을 하면서 등기가 뭐고, 유상증자가 뭐고,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법인을 만들고, 직함과 그 직함에 따른 부담이 생기니까 ‘내가 이걸 잘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 ‘이걸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하지?’라는 생각이 들어서 처음에는 우왕좌왕하했는데요. 신기한 게 시작을 하고 나니까 마음가짐이 달라지더라고요. 제가 요즘 넷플릭스에서 미드 ‘지정생존자’를 보고 있는데 그거랑 똑같은 겁니다. 어느 날 내각 관료들이 다 죽고 나서 남은 장관 한 명이 대통령이 되잖아요. 처음에는 이게 뭔가, 막 혼란스럽고 그러다가 상황이 닥치니까 뭐라도 하고, 뭐라도 하다 보니까 알게 되고. 저도 그런 것 같아요. 닥친 것들을 해 나가면서 조금씩 알아가고 있습니다.

그래도 창업을 누가 시켜서 한 건 아니잖아요. 굳이 창업하지 않고 콘텐츠만 만들고 살아도 됐는데, 왜 이걸 본격적인 사업으로 키워야겠다고 마음 먹었어요?

콘텐츠 열심히 만들어서 구독자 10만명 모으고, 100만 명 모으고. 시간이 걸려도 하려면 할 수는 있겠지만 거기에만 만족하는 게 내가 정말로 바라는 걸까? 생각해 보니까 아니더라고요. 저도 저만의 '빅 픽처'를 그려보고 싶었어요. 창작자로만 머물러 있으면 '하고 싶다'는 생각은 있어도 구체적으로 실현할 만한 여건도 부족하고, 그런 여건을 만들어내는 동기부여도 크게 되지 않거든요. 상황 속에 절 떨어뜨려 놓아야 뭐라도 하게 되고 그러는 것 같아요.

그렇다면 한 회사의 CEO로서 어떻게 수익을 낼지 고민도 하세요?

네, 물론입니다. 저는 고민에도 두 가지 종류가 있는 것 같은데요. ‘아 어떡하지, 뭐 어떡해야 되지? 돈 벌고 싶은데. 돈 벌어야 하는데.’ 이런 고민이 있고 다른 하나는 ‘그래 돈을 벌자!’라는 명확한 목표를 두고 그 방법론으로 어떻게 할건지 체계적으로 고민하는 방법인데요. 지금까지 저는 거의 전자의 사고방식으로만 생각을 해왔던 것 같은데, 법인을 설립하고 나서는 그래도 후자의 방식으로 조금씩 넘어가고 있는 것 같아요. 오프라인 행사 기획할 때도 그렇고, 그 고민의 일환에서 젤리플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한 거고요. 물론 고민만 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잘 안 될 때도 많지만 주위에서 여러 소스나 인사이트를 얻고 자료 검색도 하면서 계속해서 고민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잠깐, 기습 질문! 국범근이 생각하는 국범근의 경쟁력은!?

저는 우선 잘생긴 게 가장 큰 경쟁력이지 않나 생각합니다. 하하하. 진짜 그렇게 씁니다. 네. 사실이니까요. 문제 없습니다. (침묵) 음, 농담이고요. 굳이 찾자면 기획하는 능력이 좋지 않나. 그리고 모든 콘텐츠를 만들 때 항상 어떤 메시지를 담을까. 누가 가진 문제의식을 다룰까. 이런 걸 생각하는 감이 그래도 조금은 있지 않나, 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커뮤니티 빌딩에 노력을 기울이고 계시죠? 자체 커뮤니티 사이트 론칭 준비 중이기도 하고요.

네. 콘텐츠를 만들어서 일시적으로 바이럴 되고 빵빵 터지고 이런 것도 물론 너무나 좋고 감사하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아깝더라고요. 특히 구글 뉴스랩 펠로우십에서 시작한 젤리플 프로젝트는 영상 3개에 600만 조회수가 나왔거든요. 해외 어떤 미디어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놀라운 사례인데, 그 후로 지속가능한 어떤 실험이 이어지지 않으니 정말 아까웠어요. 여기에서 나왔던 이야기들이 지속적으로 올라갈 수 있는 플랫폼이 있었더라면, 그리고 그 플랫폼 안에서 다양한 시도와 실험이 이어졌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런 아쉬움이 지속되니까 커뮤니티까지 생각이 닿더라고요. 제가 가진 문제의식은 늘 비슷했으니까 관련 콘텐츠도 많이 만들고, 인터뷰 요청이나 강연 요청도 들어오고 하는데 그럴 때는 그냥 ‘이런 이런 사례가 있었습니다’ 하면 사람들이 잘 하셨네요 얘기는 해주죠. 근데 저는 가끔씩 과연 내가 지금까지 뭘 한 걸까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조회수가 많이 나오는 영상을 만들어도, 결국 내 자랑 하려고 만든 것들 아닌가? 생각이 드니까, 어느 순간부터는 뭐라도 좋으니 그 이상의 것을 만들어 보고 싶었어요. 콘텐츠, 오프라인 행사, 커뮤니티, 플랫폼. 쥐픽쳐스가 제공하는 이 모든 경험을 겪은 독자가 그 이전과 어떤 변화를 겪고 어떤 사람이 되어 있었으면 좋겠는지, 그런 생각을 주로 하고 있어요. 7월 내로 의미 있는 오프라인 행사를 기획해서 좋은 선례를 만들고 싶습니다!

아, 맞다. 예전에 제가 꿈이 뭐냐고 물어보니 대통령이라고 했던게 생각나요. 아직도 그 꿈 간직하고 있어요?

하하, 그게 뭐 구체적인 진로계획이라기보다는.. 저는 초등학생 때부터 대통령이 한 번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고요. 진짜로 사람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니까요. 제가 대통령이 된다면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제 손으로 꼭 한 번 이뤄보고 싶습니다.

콘텐츠 만들랴, 회사 틀 다지며 큰 그림 짜랴, 이래저래 바쁠 것 같아요. 번아웃 되거나 무기력해질 때는 어떻게 리프레시 해요?

글쎄요. 사실 저는 취미가 그리 많지 않은데요. 자전거 타는 걸 좋아해서 주말에 자전거 타고 한 바퀴 돌기도 하고요. 아, 요즘 많이 했던건 밤 늦게 일 끝나고 집 가면서 저희 집 근처 할매순대국에 가서 해장국 하나랑 소주 한 병 시켜놓고 같이 먹습니다. 처음처럼 한 병 시켜서 다 마시고, 배부르면 조금 남기기도 하고요. 아니면 혼자 코인 노래방 가서 노래 부르기도 해요. 근데 이런건 다 급조된 방법들이라 일시적인 진통제 같은 것들이고.. 무기력하거나 힘들 때 어떻게 스스로 극복해낼 수 있을지. 심리적 체력을 기르는 저만의 방법을 얼른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마지막 질문인데요. 좀 진부하지만.. 혹시 닮고 싶은 사람 있어요? '롤모델' 그런 거요.

저는 제 자신이 롤모델입니다! 음.. 농담이고요. 저는 딱 한 명의 롤모델이 있다기보다는 이 사람의 이런 면, 저 사람의 저런 면을 골라서 닮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그래도 골라보자면 콘텐츠 만드는 측면에서는 유병재 씨도 참 좋고요. 주성치 같은 사람도 좋고. 고등학생 때부터 제가 좋아했던 사람들의 공통점은 어떤 주제라도 자기만의 방식으로 재미 있고 유쾌하게 풀어낸다는 건데요. 저한테는 '유쾌함'과 '재미'가 굉장히 중요한 요소입니다. 일단 뭘 할 때도 제가 재미 있어야 열심히 하고 잘 하는 편이고요. 제가 웃겨야 남들도 웃기다고 느낀다고 믿어요. 아, 그리고 무겁고 어려운 주제도 자기만의 방식으로 유쾌하게 다룰 수 있는 사람이 된다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네, 범근씨. 여기까지 할게요. 고마워요.

아닙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