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스타트업, 전통 언론사 수익모델 벗어던지자

특화 모델은 타깃 집단에 대한 분석에서부터 발견되며, 그들이 겨냥하고 있는 시장 특성을 이해할 때 가시화하며, 실험을 반복할 때 완성된다

이성규 · 2017년 07월 11일

워싱턴포스트가 Arc라는 CMS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며 수익을 올렸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의아해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언론사로선 특이한 수익모델인데다, 실제로 판매가 된다는 사실이 놀라워서다. 더욱 눈길을 끄는 대목은 수익 규모다. 워싱턴포스트는 Arc 플랫폼을 라이선스 형태로 판매하는 수익이 2017년에는 1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무려 1000억원 이상의 수익을 소프트웨어 판매로 확보하겠다는 구상인 셈이다.

워싱턴포스트의 구상은 현실이 되고 있다. LA Times 등을 소유하고 있는 미디어 그룹 트론크(Tronc)가 지난 3월 워싱턴포스트의 Arc를 적용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인 라이선스 비용 규모는 발표되지 않았지만, 계약 금액은 제법 큰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알려진 바로는 워싱턴포스트 쪽은 해당 퍼블리싱 플랫폼을 월 15만 달러에 서비스하고 있다. 연간으로 계산하면 1개 언론사당 180만 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트론크 소속 언론사가 신문만 10여개 브랜드임을 감안하면 연간 1800만 달러 이상을 워싱턴포스트 쪽에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

워싱턴포스트 SW 판매 언론사의 수익모델 변화 상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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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포스트의 CMS 소프트웨어 판매는 디지털 시대 언론사의 수익모델이 변화할 수 있다는 점을 상징한다. 광고와 구독이라는 전통적인 비즈니스 방식에 변화가 일어날 조짐으로 볼 수도 있다. 광고는 디지털 전환이 급속히 진행되면서 언론사의 주 수익모델로서 위상을 잃어가고 있다. 뉴욕타임스처럼 구독료 비중이 광고를 넘어선 경우도 종종 나타나고 있다. 스폰서드 콘텐츠가 새로운 광고 수익 유형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지만, 아직까진 거대 언론사의 중요한 수익원으로 자리를 잡진 못한 상황이다.

여기 또 한 가지 사례가 있다. 이번엔 디지털 미디어의 대명사로 불리는 버즈피드다. 버즈피드는 지난 3월 특별한 기업을 인수했다. 벤 카우프만이 이끌던 스크롤(Scroll)이라는 제품 개발 스타트업이다. 벤 카우프만은 쿼키(Quirky)라는 e커머스 제품 개발 스타트업을 창업했지만 실적 부진으로 오래 버티지 못하고 퇴직해야 했다. 그가 CEO 자리에서 내려온 뒤 쿼키는 결국 파산했다. 카우프만이 재기를 모색하며 전 쿼키 직원들과 창업한 기업이 바로 스크롤이다.

스크롤은 이모지를 풀장 튜브로 제작해 판매했다. 또한 홈시크캔들닷컴을 개설해 미국 내 각 주별 특성을 담은 초를 판매하기도 했다. 고향을 그리워하는 고객들의 니즈를 초로 자극해보겠다는 기획이었다. 벤 카우프만은 다소 특이한 디자인과 기발한 제품을 디자인해 판매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어냈다. 이를 눈여겨봤던 버즈피드의 조나 페레티는 2016년 말, 스크롤을 인수하기로 최종 결심했다.

당시 조나 페레티는 “벤과 나는 커머스의 진화 방향에 대해 매우 유사한 생각을 갖고 있다는 걸 확인했다”고 말한 적이 있다. 공유하고 싶은 제품, 친구와의 연결을 자극할 수 있는 상품이 버즈피드식 커머스 전략이라는데 둘은 공감을 표시했다.

둘의 공감은 버즈피드 프로덕트 랩 설립으로 이어졌다. 프로덕트 랩의 출범은 버즈피드가 미디어 커머스 전략을 본격화한다는 신호탄이었다. 디지털 언론사가 오프라인 물품을 제작해 판매한다는 것은 지금도 상식을 넘어서는 시도다. 물론 많은 언론사들이 제휴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이미 제작된 제품의 판매를 중개하고는 있다. 하지만 물리적인 제품을 ‘직접’ 고안하고 ‘직접’ 판매하는 비즈니스는 그리 흔한 편은 아니다.

버즈피드 프로덕트 랩의 실험과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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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덕트 랩에서 탄생한 제품으로는 버즈피드 테이스티의 요리 서적폰두들러, 그리고 립글로즈 피젯 스피너 등이다. 아직 매출액이 집계되지 않아 성공 여부를 확신하기 어렵지만, 버즈피드는 이 수익모델을 비교적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각 제품마다 별도의 웹사이트를 개설하고, 사용자들이 보다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채널을 운영하고 관리한다. 제품의 판매를 촉진시킬 수 있는 매력적인 콘텐트는 기본이다. 버즈피드의 강점이랄 수 있는 바이럴 비디오와 제품이 결합되면서 제품 판매액은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은 충분히 가능하다.

워싱턴포스트와 버즈피드는 디지털이라는 수식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언론사다. 이들은 전통적인 언론사의 수익모델을 파괴하고 있다. 상상력을 확장하고 가능성을 확대한다. 언론사는 신문이라는 물리적인 상품의 제조업에서 보다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고 유통하는 또다른 제조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그 핵심에는 콘텐츠가 존재한다.

디지털이라는 분기점 이전까지 언론사는 타깃 집단(독자)의 주목을 광고와 연결시키는 기능을 했다. 하지만 버즈피드는 독자들의 주목을 제품 판매로 매개하는 기능에 주력하고 있다. 리뷰 사이트가 익숙한 모델을 언론사들가 직접 수행하는 도전에 나선 것이다. 물론 광고를 매개하는 역할도 여전히 놓지는 않았다.

전통 언론사도 스스로 수익모델 파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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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포스트는 자사가 직접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더 많은 언론사들에게 판매하는 B2B 비즈니스를 시도하고 있다. 사실상의 모회사인 아마존의 AWS 모델을 차용함으로써 수익모델을 확장한 사례다. 독자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고 이를 더 많은 언론사들에게 제공함으로써 수익을 창출해낸다.

두 언론사는 언뜻 다른 전략을 펼치는 것 같지만 공통점이 있다. 잘하는 것에 집중하는 전략이다. 워싱턴포스트는 디지털 전환에 오랜 시간 공을 들이며 CMS 개발을 주도했다. 워드프레스와 자체 CMS로 분리된 기존 퍼블리싱 시스템을 하나로 통합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솔루션을 개발했다. 이 결과가 Arc 플랫폼이었고, 이를 상품으로 전환한 것이다. Arc 플랫폼에는 인쇄와 온라인 뉴스룸을 통합하면서 경험해야 했던 워싱턴포스트의 고민과 역량이 고스란히 묻어있다. 워싱턴포스트가 잘해왔고 잘했던 노력의 결과물이 Arc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다.

버즈피드의 프로덕트 랩도 다르지 않다. 버즈피드는 바이럴 비디오에 관한한 어떤 언론에도 뒤떨어지지 않는 노하우를 갖고 있다. 어떻게 콘텐츠를 제작했을 때 구매 전환율이 높은지 데이터를 통해 충분히 학습도 했다. 벤 카우프만의 스크롤을 인수해 제품을 직접 판매하기로 마음 먹은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잘하는 것에 집중함으로써 유니크한 비즈니스 모델을 덧붙일 수 있게 된 셈이다.

보편 모델 아닌 특화 모델 개발에 에너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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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례는 디지털 네이티브 미디어가 수익모델을 고민하는데 있어 무엇을 상상해야 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일반적으로 뉴스 미디어의 수익모델은 보편 모델(General Business Model)특화 모델(Unique Business Model)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보편 모델이 산업 내에서 일반적인 기초 수익원이 되는 모델을 의미한다면, 특화 모델은 개별 뉴스 미디어의 타깃 집단과 생산 집단의 가치와 강점이 집약된 모델을 뜻한다.

전자의 사례로는 광고 혹은 디지털 광고를 들 수 있다. 어느 정도의 독자만 확보되면 어떤 뉴스 미디어든 손쉽게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유형이다. 진입 장벽이 낮고 특별한 가치를 더하지 않고도 작동하게 되지만, 수익률이 높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특화 모델은 개별 미디어의 강점이 호소될 수 있는 특별한 시장을 발견해야 하며, 진입 장벽이 높은 대신, 수익률이 높다는 특징을 갖는다.

버티컬 시장을 공략하는 뉴스 스타트업일수록 후자 즉, 특화된 수익 모델 개발에 주력해야 한다. 매스미디어는 대량의 뉴스 소비 집단을 다양한 카테고리의 정보 생산을 통해 확보함으로써 대규모의 광고 수익을 올릴 수 있었지만, 이 모델의 주도권은 사실상 플랫폼 사업자들에게 넘어간 상황이다. 반면, 특화 수익 모델은 개별 뉴스 미디어가 확보하고 있는 세분화된 카테고리의 특별한 타깃 집단들에게 호소함으로써 차별화된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어낼 수 있다.

버즈피드의 프로덕트 랩은 그들이 지닌 타깃 집단에 가장 최적화된 가치를 제공함으로써 수익을 만들어낸다. 요리에 관심 있는 테이스티 독자들에겐 레시피 서적을, ‘맞춤형’으로 제공함으로써 가치를 더하고 수익을 확보한다. 워싱턴포스트의 Arc는 인쇄와 온라인을 동시에 통제해야 하는 레거시 미디어들에게 온라인 온리 기반의 워드프레스 CMS보다 한층 나은 가치를 제공한다. 뉴욕타임스의 쿠킹 팩도 쿠킹 독자들에 대한 특별한 가치 제안이다. 그들이 잘하는 방식을 상품화함으로써 특화된 수익 모델을 고안해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레거시 미디어들에 익숙한 것들은 스타트업들에겐 낯선 것이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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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도 이를 차용한 비즈니스 모델이 서서히 확산되고 있다. 블랭크TV의 미디어 커머스를 필두로, 긱블의 메이킹 키트 판매(계획)에 이르기까지 특화된 수익 모델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다.

크리스텐슨과 존슨(Clayton, C., & Johnson, M., 2009)은 컴퓨터 산업에서 통용되고 있는 비즈니스 모델의 100%는 1980년대 이전까지 존재하지 않던 것이었다고 말했다. 리테일 산업의 수익화 방식의 90%는 1960년 대 이전에 없었던 것이라고도 했다. 그만큼 비즈니스 모델은 혁신에 혁신을 더해왔다. 역동적이기까지 했다.

뉴스 스타트업이 바라봐야 하는 비즈니스 모델도 마찬가지다. 레거시 미디어들에 익숙한 것들은 스타트업들에겐 낯선 것이어야 한다. 특정 영역에 고착화된 보편적 비즈니스 모델에 길들여지기보다 파괴적이고 실험적인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더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그것은 타깃 집단에 대한 (데이터) 분석에서부터 발견되며, 그들이 겨냥하고 있는 시장 특성을 이해할 때 가시화하며, 실험을 반복할 때 완성된다. 낯선 것이 익숙한 것이 될 때까지 도전하고 또 도전해야 한다.

참고 문헌

  • Clayton, C., & Johnson, M. (2009). What are Business Models, and How are they Built (pp. 529-555). Harvard Business School Note 9-61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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