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 품은 '디오디세이', 필터버블에 도전한다

“버즈피드 이래 내가 본 가장 흥미로운 미디어”라는 찬사...착취 논란 부르는 보상체계는 여전히 한계

이성규 · 2017년 02월 06일

타블로이드 클럽 신문으로 시작한 디오디세이

미국 연합 클럽1(the fraternities and sororities) 신문 ‘디오디세이’의 출발은 기대 이상이었다. 2009년 11월 창간한 뒤, 불과 2년 만에 무가 부수 12만5000부를 돌파했고 이에 비례해 수익도 2010년 기준 200만 달러까지 껑충 뛰어올랐다. 타블로이드판 신문이라는 올드 미디어로 시작했지만, 틈새를 잘 파고든 덕에 흑자 기조를 놓친 적은 없었다.

사실 디오디세이의 뿌리는 대학생 클럽이었다. 두 공동 창업자인 에반 번스와 아드리안 프랑스는 대학가에 학생 클럽 소식을 전하는 미디어가 없다는데 착안해 디오디세이를 시작했다. 남녀 학생 클럽은 대학생문화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었지만 정작 그 활동을 제대로 전하는 신문은 그리 흔하지 않았다. 학내 학생 신문이 주요 소통 채널을 담당하고 있었지만, 클럽 소식은 주요 화제로 다뤄지진 않았다.

디오디세이가 대학생들의 핵심 커뮤니티로 자리집게 된 경로는 페이스북과 흡사했다. 페이스북이 하버드대에서 시작했다면, 디오디세이는 인디애나대와 퍼듀대가 출발점이었다. 대학생들의 클럽 문화를 전하는 커뮤니티 신문으로 출범한 디오디세이는 현재 미국 내 대학생들의 다양한 의견들이 교환되는 저작물의 보고로 성장했다. 월 1만5000명이 디오디세이에 글을 쏟아내고 있고, 월 3000만 페이지뷰 이상이 자발적 대학생 기고자들의 공유로 만들어지고 있다.

반향실 효과를 넘어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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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오디세이는 타블로이드 신문에서 디지털에서 전환하면서 전략적과 목표에서 변화를 꾀했다. 그 중심에 에코 챔버 효과가 놓여있다. 에코 챔버(Echo Chamber) 효과는 우리 말로 옮기면 반향실 효과다. 반향실에 갇힌 상태에서 목소리를 내봤자 돌아오는 건 자기 목소리지만, 그것이 모든 이들의 목소리인양 착각하게 된다는 데서 비롯된 심리학 용어다.

온라인 공간에서 반향실 효과의 문제는 비교적 일찍부터 지적됐다. 송경재(2010)는 차별적인 집단화와 동류의식의 확산에 따라 장기적으로 반향실 효과로 인한 자기강화 효과 발생 가능성을 높게 봤다. 최근 들어서는 필터 버블, 확증 편향과 같은 용어가 이를 대신하고 있다. 관심사에 따른 콘텐츠 소비가 불러올 온라인 공간의 부정적 역할을 상징한다(Alex Krasodomski-Jones, 2016).

에반 번스는 온라인 상에서 나타나는 이러한 에코 챔버 효과를 해결하기 위해 오디세이 디지털을 재구성했다. 그는 이 장치를 알고리즘으로 기획했다. 알고리즘의 문제를 알고리즘을 해결한다는 구상인 셈이다. 그는 이 알고리즘을 ‘보이지 않는 손’이라고 불렀다. 이 ‘보이지 않는 손’은 에코 챔버 효과의 확산을 막기 위해 서로 다른 의견들을 교차시킨다. 예를 들어, 페미니즘을 옹호하는 견해가 있다면, 그 반대에서 "난 여성이지만 페미니스트들에 싫증이 났다"는 견해도 올라올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를 에반 번스는 '360-degree perspective'라고 설명한다. 특정 사안에 대해 360도 영상을 보듯, 입체적이고 다양한 견해들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의미다.

360도 관점과 시민 저널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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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 챔버 효과를 넘어서기 위한 오디세이의 도전은 시민저널리즘, 바꿔 말해 UGC 기반의 플랫폼이기에 가능해졌다. 오데세이는 디지털로 옮겨오면서 전형적인 시민저널리즘 플랫폼으로 전환했다. 내부 기자를 두는 방식보다 전국을 커버하기엔 그것이 효율적이라는 판단에서다. 그리고 내부 인력은 주로 콘텐츠 전략가(Content Strategist)라는 이름으로 콘텐츠를 관리한다.

대학생들은 오디세이 플랫폼에서 얼마든지 글을 쓰거나 글을 편집할 수 있다. 특정 커뮤니티의 편집장(Editor in Chief)이 될 수 있다. 오디세이의 콘텐츠는 주로 대학별, 혹은 주제별로 분류되는데, 각 대학이나 주제별 카테고리는 커뮤니티라는 이름으로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시민기자들이 관리한다. 콘텐츠 크리에이터는 글이나 영상, 이미지를 등록할 수 있고, 에디터와 편집장은 이를 배치하거나 노출하는 역할을 맡는다. 에디터 기능이 개방된 대학생판 오마이뉴스로도 이해할 수 있다.

이들 커뮤니티를 직간접적으로 제어하는 역할을 오디세이 내부의 콘텐츠 전략가들이 담당하게 된다. 이들 전략가들은 커뮤니티의 활성화 정도를 평가하면서 배치 전략을 커뮤니티 에디터들과 상의하거나 요청한다. 때로는 특정 콘텐츠 생산을 전략적으로 부추기거나 독려하기도 한다.

‘자발적 크리에이터 – 커뮤니티 에디터 – 콘텐츠 전략가‘의 삼박자가 어우러지면서 오디세이는 월 3000만 뷰가 발생하는 거대한 대학 미디어로 성장하게 된 것이다. 360도 관점의 제공도 이러한 자발적인 대학생 참여자들의 노력과 공헌으로 가능해졌다. 특정 관점만을 지닌 학생들의 커뮤니티가 아니라 다양한 관점들이 녹아들 수 있는 개방적 공간으로 자리매김하면서 기존 플랫폼과 차별화한 위상을 확보하게 된 것이다.

그렇다고 모두가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콘텐츠의 품질을 관리하기 위해 크리에이터의 진입을 일정 수준 통제한다. 검증된 이들만이 생산자/에디터로서의 지위를 얻을 수 있다. 통계적으로만 보면, 신청자의 5~6%만 자격을 얻는다고 한다. 개별 소셜 계정에서의 활동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가부를 결정하는 구조다.

학생들의 생산 노동 착취 논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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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세이는 여느 UGC 플랫폼처럼 착취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자발적 대학생 크리에이터들이 하루 5만 건 이상의 콘텐츠를 쏟아내고 있지만, 오디세이의 보상체계는 충분하지 못하다는 평이 적지 않다. 백채널닷컴의 제인 포터에 따르면, 오디세이는 페이지뷰에 따라 대학생 크리에이터에 지불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일반적으로 월 1만5000페이지뷰 이상을 기록하면 20달러, 월 백만 뷰 이상을 기록하면 최대 1500달러까지 지급한다. 스폰서드 콘텐츠를 제작해도 페이지뷰에 따라 보상받는 방식은 변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성과 중심의 콘텐츠 강제 방식에 따른 보상체계에 불만이 크다. 백채널이 언급한 한 에디터는 더 많은 스토리를 더 빨리 생산하라는 오디세이 쪽의 요구에 “힘이 다 빠진다”라고 토로했다. 쏟아지는 독촉 메일에 지쳐서다. 그는 “더이상 할 게 없다”며 지난해 에디터를 사임했다. 물론 그에게 돌아간 보상은 없었다.

에반 번스는 백채널과의 인터뷰에서 “젊은 플랫폼에서 겪는 성장통”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성장통으로 치부하기엔 내부 에디터들의 불만들이 적잖이 공론화 된 상황이다. UGC 플랫폼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역량 있는 에디터와 크리에이터가 지속적으로 생산 관계 속에 유지돼야 하지만, 그에 따른 비용도 만만찮다. 하지만 어느 한 축이라도 무너지게 되면, 이탈은 가속도를 내게 된다.

보상체계는 오디세이의 수익모델과도 관련이 깊다. 오디세이는 많은 부분 스폰서드 콘텐츠에 의존하고 있다. 같은 가격(광고 비용)이라도 타 플랫폼보다 더 많은 생산량을 공급해줄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워왔다. 이는 거꾸로 말하면 동일 수익을 얻기 위해 더 많은 크리에이터를 착취의 고리 속으로 편입시켜야만 한다는 얘기다.

에반 번즈는 한계를 넘어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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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세이는 ‘dadbod’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 사전에 등재시킬 만큼 성공적인 스토리를 꾸준히 만들어내고 있다. 월 5만 건이라는 대량의 콘텐츠를 개인의 관심사에 따라 분류해 제공하면서 지속적인 관심을 얻고 있다. 32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해 지갑도 든든하게 채운 상태다. 온라인 커뮤니티의 에코 챔버 효과를 해결하겠다는 구상도 여전히 매력적이다.

버디미디어를 매각한 성공적인 창업가 마이클 라즈로우는 디오디세이에 대해 “버즈피드 이래 내가 본 가장 흥미로운 미디어”라고 찬사를 아까지 않았다. 그는 디오디세이에 2500만 달러를 투자할 정도로 디오디세이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필터버블 시대, 디오디세이가 관심을 얻는 흐름은 어쩌면 자연스럽다. 2014년 6월 디지털로 넘어오면서 그들이 해결하려는 문제는 심각성을 더해가고 있다. 디오디세이가 천착하고 있는 환경, 극복하고자 하는 과제, 도전하려는 방식은 지금 시점에 주목을 받을 만한 가치가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UGC 플랫폼으로서 풀어야 할 과제는 결코 간단치 않다. 수익을 취하되, 수익만을 좇지 않고, 효율을 취하되, 사람을 잃지 않는 역설적이고 지난한 도전을 현명하게 넘어서야 한다. 이미 온라인상에 널리 공유되고 있는 디오디세이를 향한 비판과 불만은 성장 뒤에 가려진 이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참고 문헌]


  1. 우리말로 동아리라고 옮기기엔 다소 성격이 멀어보였습니다. 남여 대학생의 클럽이라고 부르는 게 좋을 듯한데. 적절한 표현을 찾지 못해 이렇게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