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등 쇼핑 안내, 언론사 수익 모델될까

뉴욕타임스, wirecutter 인수...리뷰 등 '서비스 저널리즘' 사이트 개설 흐름

이성규 · 2016년 11월 02일

뉴욕타임스가 와이어커터(Wirecutter)를 인수했을 때, 몇몇 해외 언론들은 ‘뭐라고? 3000만 달러라고?’라며 의문부호를 쏟아냈다. 3000만 달러는 한화로 약 340억원이다. 단일 리뷰 사이트 치고는 상당한 매각 금액다. 2013년 뉴욕타임스가 보스톤 글로브를 7000만 달러에 매각한 사례를 떠올려 보라. 이 제품 리뷰 사이트의 인수가가 얼마나 높은지 감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와이어커터 뒤에 걸출한 리뷰어인 브라이언 램이 있다손 치더라도 3000만 달러는 상당한 금액임에는 틀림없다.

인수가는 와이어커터의 매출 규모를 추정해보면 금세 고개가 끄덕여진다. 포춘 보도에 와이어커터가 유발하는 매출 규모가 대략적으로나마 적혀있다. 이 보도를 보면, 와이어커터가 한해 창출하는 거래 규모는 1억5000만 달러에 달한다. 상품에 따라 수수료가 다르긴 하지만 4~8%라는 것이 포춘의 설명이다. 4%로 가정하면 와이어커터는 연간 600만 달러, 8%를 가정하면 연간 1200만 달러를 벌어들인다는 추정이 가능해진다. 직원수가 100명 이하인 상황을 가정하면 1인당 1억원 이상씩은 벌어들이고 있는 셈이다.

와이어커터는 다시 말하지만 뉴스가 아닌 리뷰 사이트다. 엄밀하게는 제품 추천 사이트다. 뉴스는 아니지만 제공되는 정보만으로 보면, 뉴스에 버금가는 역할을 한다. 게다가 깊다. 한 달에 6~12건밖에 쓰진 않지만 하나하나가 치밀하고 조밀하고 내용이 두텁다. 오죽하면 2012년 뉴욕타임스가 이들의 콘텐츠를 게재하기까지 했을까.

뉴욕타임스는 이때의 인연을 바탕으로 와이어커터를 사들였다. 그런데 궁금증이 남는다. 뉴욕타임스 입장에선 고작 1000만 달러 수익을 올리는 사이트를 사들여 어디에 써먹으려는 것일까. 1000만 달러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발생시킬 수 있는 수익 규모일 텐데 말이다.

panorama

수익모델의 관점에서 보면 이 궁금증은 쉽게 풀린다. 뉴욕타임스의 디지털 구독은 정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100만명의 고지는 넘어섰지만 성장의 속도는 더 이상 가파르지 않다. 디스플레이 광고 수익은 고만고만하고, T-Brand Studio가 주도하고 있는 네이티브 광고 규모도 아직은 두고봐야 하는 상황이다. 적자 국면은 좀체 해소되지 않고 있고, 급기야 뉴스룸 축소가 논의되는 판이다. 뉴욕타임스로선 또 하나의 대안 수익 모델을 찾지 않으면 안된다는 처지다.

단정적으로 말하면 와이어커터 매입은 뉴욕타임스의 재능 인수다. 기즈모도 출신의 탁월한 리뷰어인 브라이언 램의 노하우를 뉴욕타임스에 이식시키려는 경영진의 구상이 투영돼있다. 이미 딘 뱅케이 뉴욕타임스 편집국장은 “이러한 접근을 품기 위한 강력한 전진”이라고 평한 바 있다. 그의 말에서 뉴욕타임스가 그동안 진행해왔던 쇼핑 연동 비즈니스를 브라이언 램의 경험을 바탕으로 재구성해보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브라이언 램의 실력이라면 뉴욕타임스의 e커머스 제휴 수익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뉴욕매거진도 e커머스 중개에 적극적이다. ‘더스트레이터지‘(The Strategy) 섹션을 온라인으로 확장했다. 50년 전 칼럼까지 동원하며 쇼핑을 제안했던 뉴욕매거진은 디지털 ‘더스트레이터지‘ 섹션을 론칭하며 수익 확장에 나서고 있다. 니먼저널리즘랩은 이 같은 유형을 서비스 저널리즘이라고도 불렀다. 독자들이 현명한 상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쇼핑 도우미 역할을 자처하는 저널리즘 유형을 그렇게 분류한 것이다.

Infographic: The New York Times Passes 1 Million Digital Subscribers | Statis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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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저널리즘(Service Jounralism)1은 뉴욕타임스의 와이어커터 인수와 맞물려 언론사의 디지털 수익 모델로 다시금 조망을 받고 있다. 사실 e커머스 중개 모델은 인터넷이 막 확산되던 초기 포레스터 리서치 등은 언론사가 검토해야 할 유력한 수익 모델이라고 찍어두기도 했다. 언론사의 광고 의존성을 탈피하기 위한 수익원으로 늘 검토됐던 방식이다. 다만 전통적인 저널리즘 원칙과의 충돌, 창출되는 수익 규모의 불확실성 등으로 조명을 받지 못했을 뿐이다.

기즈모도의 모회사였던 고커미디어는 이 수익 유형에서 발군의 실력을 뽐냈다. 아마존 상품의 제휴 마케팅으로 상당한 규모의 수익을 건져 올릴 정도로 서비스 저널리즘은 고커미디어의 유력한 수익원으로 자리매김한 적이 있다.

국내 언론사들도 검토하게 될까

디지털 광고 수익이 좀체 늘어나지 않는 현재 국면에서 국내 언론사들도 서비스 저널리즘 모델을 진지하게 검토하게 될지는 지켜볼 일이다. 당장 와이어커터처럼, 제품 가이드나 판매를 매개할 수 있는 신뢰할 만한 리뷰어를 찾지가 쉽지 않다. 리뷰 전문 블로거들이 도처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블로거 파동' 이후 추락한 신뢰도는 아직 회복되지 않은 상태다.

언론사들이 직접 버티컬 사이트를 개설하는 방안도 검토될 수는 있다. 이 전략에서 외부 블로거를 채용하거나 관련 매체를 인수하는 풍경이 등장할 수도 있다. 블로거나 커뮤니티와의 공동 브랜드 론칭도 시도해볼 만한 대안이다. 다만, 매출 유발 가능성이 검증된 매체가 부족해 언론사가 선뜻 나서기란 쉽지 않다. 그럼에도 수익모델에 ‘배고픈‘ 언론사들이 눈독을 들일 만한 방식임엔 분명해 보인다.


  1. 서비스 저널리즘은 소비자들에게 조언을 주기 위한 목적으로 기획 등 콘텐츠를 제작하는 저널리즘 형태를 의미한다. 뉴욕매거진의 클레이 펠커가 1968년 처음으로 시도했다는 평가다. Maxim 이나 U.S. News & World Report 등 잡지에서 서비스 저널리즘 유형의 글들을 자주 확인할 수 있다. 위키피디아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