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커머스' 꿈꾸는 ALT 김태용

4층 사람들 01. ALT 김태용

이미진 · 2016년 10월 19일

<4층 사람들>은 저희 Mediati 사무실에 서식하며, 이곳에서 먹고 졸고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인터뷰 시리즈입니다. 저희 사무실이 4층에 있어 '4층 사람들'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인터뷰 콘셉트 및 주제는 그때 그때 필자 마음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밝힙니다.


'저 팀은 주당이 많나 보군'

'저 팀은 어제도 야근을 했나 보네'

'와. 기타다! 누구 거지? 언제 한 번 쳐달라고 해야겠다'

메디아티에는 워낙 다양한 팀이 있다 보니, 각 팀마다 개성을 살피는 재미가 있다. 특히 팀의 '자리'를 조금만 유심히 들여다 보면, 자리 주인의 습관은 물론 전체 팀의 분위기까지 꽤 많은 것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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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사람만 아는 ALT의 미니 사진전

ALT 또한 마찬가지다. 높은 천장에 붙은 스티커부터 커튼 뒤에 숨어 있는 사진들까지. 그들 자리 근처의 흔적들을 살피다 보면, '적어도 평범한 팀은 아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ALT는 스스로를 미래 세대를 위한 대안을 고민하고 실천하는 '저널커머스(journalism+commerce)'라고 부른다. 첫 콘텐츠가 발행된 지 두 달이 채 되지 않았지만, CHANGE, FORWARD라는 슬로건에 맞게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4층 사람들 1편은 ALT의 대표, 김태용 님의 이야기다.

태용 님의 메일 주소에는 jobs가 들어간다. 혹시 '스티브 잡스가 롤모델이냐'고 물었더니, "잡스는 너무 천재여서 그 사람을 롤모델로 잡는 것은 포기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애플이 예술적이면서 동시에 상업적인 성공을 거뒀다면, 자신은 사회적인 문제의식으로부터 출발해 이윤을 창출하는 모델로 전환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그는 기업을 '창조 활동을 통해 가장 많은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곳'이라고 정의한다. 자신에게는 기업가의 활동이 예술가의 그것보다 훨씬 더 창조적으로 보인다며, 일종의 '집단 예술' 처럼 느껴진다고 표현했다.

밀레니얼을 위한 새로운 미디어의 대표를 맡고 있지만, 사실 그는 언론이나 미디어 관련 진로를 한 번도 꿈꿔본 적이 없다. 다만 몇 번의 창업 경험 이후 복학을 하고 또래 친구들을 만나며 '뭔가를 해야겠다'고 느꼈다고. 그 '뭔가'가 뭘까를 고민하며 주변의 문제를 살피다 보니, 자연히 미디어의 길에 접어들게 되었단다.

혹시 남들과 다른 길을 걷는다는 불안이나 두려움은 없었는지, 이전까지 해왔던 창업 경험들과 미디어 스타트업은 어떻게 다른지, ALT를 포함한 현 뉴미디어의 한계는 뭐라고 생각하는지 등등. 4층 사람들을 핑계로 평소 궁금했던 것들을 잔뜩 물을 수 있었다.

혼자만 듣기 아까웠던 그의 대답들을, 여러분과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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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어떻게 하다 미디어 스타트업을 하게 되었어요?
A. 복학을 하고 학교에 오니까 우리 세대를 위한 매체가 없는 거예요.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제일 많이 쓰는 세대들인데 정작 대학 내 문제에 대해 얘기할 때는 종이로 소통하고 있고. 그러면서 소통 안된다고 하고. 그런 문제도 있었고, 한편으로는 근본적으로 20대에게 필요한 문제와 이야기를 다루는 곳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언론이나 미디어, 이런 쪽으로는 생각도 해보지 않았는데, 자연스럽게 '뭔가 해야겠다' 하니까 그게 미디어더라고요.

Q. 창업 경험이 꽤 있으신데요. 도전과 실패를 거듭하며 남들과 다른 길을 걷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나 불안은 없었어요?
A. 남들과 다른 길을 간다는 건 저한테 하나도 불안한 이슈가 아니에요. 오히려 좋아요. 관심 받을 수 있잖아요. :) 오히려 가장 큰 두려움은 '경영'에 대한 부분이죠. 누군가를 책임져야 하는 위치잖아요. 기업가는 기본적으로 져야 하는 책임들이 있으니까요. 조직의 생존에 대한 책임, 사람에 대한 책임, 이윤에 대한 책임. 이런 것들을 잘 하기가 어려우니까, 그게 가장 큰 부담인 것 같아요. 이걸 잘 지고 가는 것이 제가 좀더 괜찮은 경영자가 되는 길인데, 생각보다 짐이 꽤 크더라고요.

Q. 리더란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세요? 추구하는 리더상이 있나요?
A. (추구하는 리더상이) 있죠. 처음에는 스티브 잡스였는데 그 사람은 너무 천재여서 롤모델로 잡는 건 아니다, 라고 생각하게 됐고요. (하하) 요새는 한국 기업가 중에서 꼽으라면, 저와 스타일은 다르지만 김봉진 씨 같은 분을 많이 보고 있어요. 애플이 엄청나게 예술적이고 상업적인 상공을 했다면, 배달의민족(우아한 형제들) 경우에는 -물론 실수하는 부분도 있지만- 항상 사회적인 문제에 대한 고민도 가져가는 것 같아서요. 저는 시장 기회보다는 사회적인 문제의식을 베이스로, 그걸 이윤으로 전환시켜 나가는 분들이 멋진 것 같아요. 정확히 표현하자면, 혁신이라는 말은 '문제를 기반으로 시장을 만들어 가는 사람들'에게 어울린달까요.

Q. 지금 하고 있는 ALT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무슨 가치를 지향하는지. 어떤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인지
A. 일단 대외적으로 저희를 소개할 때는 '문제와 대안을 같이 얘기하는, 쉽고 재미있는 모바일 뉴스 미디어'라고 말해요. 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특히 그 대안을 제시할 때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야기 하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어요. 음. 그리고 저는 팀원들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편이에요. 여기 진짜 이상한 애들 많이 모였거든요. :D 학생회장 했던 애부터 운동권 출신 개발자도 있고. 어쨌든 매체를 한 번씩은 자기 손으로 직접 운영했던 친구들이 모였기 때문에 이미 시행착오를 많이 겪어본 친구들이죠.

Q. 이전까지 해왔던 창업과 미디어 스타트업이 어떻게 다른 것 같아요?
A. 되게 많이 달라요. 우선 제조업 같은 경우 하나의 문제에 집중해서 그 문제를 온전히 해결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걸 목표로 하죠. 대신 다양한 문제를 다루지는 못해요. 제품이 하나 만들어지기까지 시간도 굉장히 오래 걸리고요. 그러다 보니 진짜 점 하나에 집중하고 있는 느낌이 들죠. 근데 미디어는 제품 생산 속도가 되게 빨라요. 어쨌든 제품을 만들든 콘텐츠를 만들든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반응을 보는 일인데, 그 반응이 나오는 속도도 미디어가 훨씬 더 빠르죠. 시시각각 터지는 문제를 폭넓게 다룰 수 있다는 것도 다르고요. 그리고 콘텐츠 만드는 일은 되게 마음 쓰는 일인 것 같아요. 물론 제품 만들 때도 어떤 하나의 문제에 울고 웃고 하지만요. 취재하고, 콘텐츠 만들게 되면서부터는 세상에 너무 많은 아픔, 폭력이 있다는 걸 깨닫게 됐어요. 핑계는 아닌데 (하하) 진짜 이런 얘기 많이 듣다보니 술을 많이 마시게 됐어요. 그러다 보니 뭐랄까. 정말 '마음 쓰는 일'이라는 말이 맞는 것 같아요.

Q. 유연한 조직인 것은 알지만, 그래도 대표로서 팀을 운영하며 가져가는 기본 원칙이 있나요?
A. '비디오빌리지' 같은 곳의 문화를 배우려고 해요. 팀원 한 명 한 명이 크리에이터가 되어서 자유롭고 재미있게, 자기가 말하고 싶은 걸 자기 손으로 만들어 내보낼 수 있는 환경이요. 그래서 '비디오빌리지'처럼 창작자들이 즐거울 수 있는 문화를 만들려고 노력하죠. 팀원 개인에 대해서는, 자기만의 문제의식과 동기부여가 충분히 될 때까지 기다려 주고, 됐다 싶으면 그 다음에는 최대한 자유롭게 놔두는 편이에요. 대신 팀원의 상태에 대해 많이 살펴요. 자주 쓰는 단어. 어제는 이런 단어를 안 썼는데, 오늘은 유독 이 단어를 많이 쓰네? 요즘은 이런 단어를 많이 쓰네. 이런 것들을 살피죠. 팀원 한 명 한 명의 리듬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에요. 다만 실적에 대해서는 칼같이 이야기를 하죠. 그리고 제가 질책을 하기보다는 목표를 수치로 세울 수 있게 해서 결과도 데이터를 보고 본인이 판단하고 느낄 수 있게 해요. 데이터가 경영을 대신할 수 있게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Q. ALT를 포함해 지금 뉴미디어의 한계라고 생각되는 점은?
A. 일상을 반영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지금 이런 미디어 스타트업을 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소위 말하는 '엘리트'거든요. 연대, 고대, 서울대, 동국대... 여기에서는 주류처럼 이야기 되지만, 정작 사람들의 일상적 삶과는 얼마나 닿아 있는 이야기인가, 이런 생각도 하고요. 특히 이건 제가 계속 고민하는 건데 '뉴미디어'에서 유행처럼 다루는 주제들이 있는 것 같아요. 저희 alt도 아직 그 고민에서 자유롭지 않고요. 여튼 ALT는 사람들이 편하게 공감하면서 볼 수 있는 미디어가 되고 싶어요. '우리 이야기다'라고 말할 수 있고, 실제적 삶을 반영하는 곳. 일상에 닿아 있도록 얘기하는 법을 배우고 싶죠.

Q. 혹시 가까운 사람이 미디어 스타트업 한다고 하면 해주고 싶은 이야기 있나요?
A. 이건 미디어 스타트업 말고도 다 해당되는 얘기인 것 같은데요. '제품을 스스로 만들 수 있어야 한다'라는 말을 해줄 것 같아요. 본인과 팀원들이. 이를테면 앱을 만드는 곳인데 개발자가 없다거나, 뉴미디어를 할 건데 글이나 영상에 서툰 사람들 뿐이라거나. 그럴 경우에 저는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그냥 좀 재미있어 보이고 이래서 하는 건 아니라는 거죠. 특히 미디어 스타트업의 경우에는, 저는 '디지털' 말고 '모바일'이라고 쓰는 게 맞다고 보는데, '이런 모바일 환경에 대한 이해와 거기에 맞는 능력을 갖추는 게 우선이다'라고 말하고 싶어요. 그리고 자기 자신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집중을 많이 해야 한다는 것도. 문제도 중요하지만 그 문제 안에는 늘 사람이 있으니까요. 그리고 아직까지는 미디어 스타트업으로 돈을 잘 버는 사람들이 없으니까, '대박날 거다!' 이런 기대보다는 '다같이 문제를 푸는 거다'라는 마음을 먹고 들어오는 게 좋을 것 같아요.

Q. 사람들에게 ALT가 어떤 미디어로 기억되기를 원해요?
A. 나이키 같은 느낌이었으면 좋겠어요. 진취적이고 변화를 이야기하는 곳. '미디어면서 나이키 같은 느낌이 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은 하는데, 나중에 서브채널을 파더라도 ALT 채널 자체는 나이키 느낌이 났으면 좋겠어요. 변화를 추구하고 변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실제 행동으로 이끌어 내고. 네. 그러면 좋을 것 같아요.

Q. 메디아티에 들어와 좋은 점이 있다면?
A. 우선 좋은 사람들이 가까이에 많다는 게 가장 좋은 점 같아요. 사람들도 좋고, 이 안에 나름의 다양성도 있고. 좀 다른 '커뮤니티'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이를테면 현실에서, 강의실이나 길거리에서는 못할 이야기들을 여기에서는 아무 거리낌 없이 할 수 있잖아요. 해방된 공간이라고 많이 느껴요. 좋은 사람들과 진취적 사람들이 가까이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