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을 주 수익원 삼을 때 고려해야 하는 것들

미국언론연구소, 지난 2월27일 펴낸 '구독으로 향하는 길'...저널리즘 구독 모델 전략의 전반 망라

이성규 · 2018년 03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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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이 주목받는 배경] 뉴스 비즈니스 모델은 구독이 대세라는 말이 심심찮게 들립니다. 저널리즘이라는 독특한 영역에서 생존의 경쟁력과 공공적 가치를 동시에 좇는 데 구독만한 것도 없다는 목소리가 커집니다. 플랫폼이 장악한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 언론사가 그들의 기술적 우위를 당분간 넘어서기 어렵다는 한계도 이 모델에 대한 매력을 부추깁니다. 최근 들어 구독 비즈니스를 연구하는 보고서들이 늘어나는 맥락이기도 합니다.

구독을 탄탄한 수익모델로 다지는 작업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광고 모델이 불러온 트래픽의 함정에서 벗어나 오디언스의 지갑을 열기까지 넘어야 할 산들이 많습니다. 그 가운데 한 가지가 신뢰입니다. 트래픽에 매몰돼 무너져내린 신뢰를 복원하기 위해서는 뉴스룸에 대한 투자가 선행돼야 합니다. 비용을 필요로 하죠. 그리고 정확성과 공정성입니다. 저널리즘의 본질적 가치입니다.

구독은 저널리즘의 철학과 가장 부합하는 수익 모델입니다. 정보의 홍수에서 가장 믿을 만하고 정확하면서 동시에 공정한 뉴스를 오디언스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면, 오디언스 입장에선 많은 수고로움(특히 탐색 비용)을 덜 수가 있습니다. 언론사나 오디언스들에게 모두 유익인 수익 형태인 것이죠.

그렇다고 오로지 저널리즘 가치만으로 오디언스의 지갑을 열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서비스가 전제돼야 합니다. 그들이 필요로 하는 신뢰할 수 있고, 정확하며 공정한 뉴스와 정보를 그들이 필요로 하는 시공간에 적시에 전달해주어야 합니다. 그들과 자주 대화해야 하고, 그들의 요구에 관심을 가져줘야 하며, 그들과 자주 만나야 합니다. 명확한 유익으로 인식될 수 있는 서비스로 무장했을 때 구독 모델은 작동할 수 있습니다. 가격 모델을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지도 담겨있습니다.

[이 보고서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 미국언론연구소(America Press Institute)가 지난 2월27일 펴낸 보고서는 구독 모델 전략의 전반을 망라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오디언스들이 구독을 결정하는 요인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있습니다. 구독 전과 구독 후 요구하는 지점까지도 비교하고 있습니다. 근래 이 정도로 방대하게 분석한 구독 관련 보고서는 그리 흔치 않습니다.

Paths to Subscription: Why recent subscribers chose to pay for news

image 사진 출처 : http://upstatenygospelmagazine.com/product/1-years-subscription-printeddigital-version/

다음 4가지는 이 보고서의 핵심을 요약한 내용을 거칠게 번역한 것입니다.

■ 뉴스의 품질과 정확성은 거의 모든 구독자 그룹에 중요하게 나타났으며 특히 구독 후에 더 그랬다. 지금 신문을 구독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를 물었을 때, 응답자들은 언론사 뉴스(publication)의 정확도(78%), 실수를 받아들이는 의사(69%), 그리고 모든 측면에서의 공정함(68%)을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다.

■ 이 결과는 언론사에 기회일 뿐만 아니라 경고이기도 했다. 연구 결과는 현재 편집국 규모를 줄이는 것이 장기적인 구독 전략을 약화시킨다고 제안하고 있다.(많은 언론사들은 매출 악화에 대처하고 흑자를 유지하기 위해 그렇게들 하고 있다) 언론사들은 현재 잠재적인 구독자들이 요구하는 수준의 콘텐츠 품질에 투자하기 위해, 더 적은 수익 마진을 수용해해야 할 수도 있고, 또 아닐 수도 있다.

■ 근본적인 동기와 상관없이 많은 구독자가 적시에 제공되는 할인 상품으로 결정을 하게 된다. 최근 구독자의 거의 절반(45%)이 가격 프로모션 행사를 직접적인 구독 계기로 꼽았다. 이는 다른 요인의 두 배 이상이나 된다.

■ 시장 규모가 중요하다. 사람들을 구독으로 유인하는 요인은 소규모, 중규모 신문사와 메트로(크든 작든)에서 몇 가지 중요한 차이가 있었다. 소규모 신문의 신규 구독자들은 메트로 신문에 비해, 디지털보다 신문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었다.(신문 85% vs 디지털 56%) 마을로 이사한 후에 구독을 신청했다. 대형 메트로 신문의 구독자들은 재미있는 기사를 많이 접한 이후 구독하는 경향이 소규모 신문보다 더 높았다.

■ 신문과 디지털 구독자는 달랐다. 본 연구에서 디지털 구독자는 신문 독자보다 더 젊고, 남성이었며, 신문 독자보다 교육을 더 많이 받은 사람이다. 디지털 독자는 신문 독자보다 특정 토픽에 대한 좋은 기사에 더 끌렸으며(38% vs 25%), 특히 유용(useful)하거나 흥미로운(interesting) 내용(47%대 36%)에 더 선호를 보였다. 디지털 구독자의 절반이 페이월에 부딪히면서 가입을 하게 됐고, 이들은 로컬 저널리즘을 도우려는 바람에 자극 받아서 구독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함께 읽어볼 보고서] Elizabeth Hansen과 Emily Goligoski 지난달 공개한 보고서 Guide to Audience Revenue and Engagement도 유익합니다. 멤버십 등을 포함한 오디언스 기반 수익 모델 구축 시 필요한 가이드를 포함하고 있어서입니다.

저널리즘 가치의 비중이 높아 수익모델 마련이 쉽지 않다고 여기는 분들이라면, 이 보고서를 꼼꼼이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무엇에 유의해야 하는지, 그리고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